퇴근길에 오랜만에 걸려온 운철이의 전화를 끊은 후 갑자기 밀려드는 많은 생각들이 나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잘 지내나요?

저는 여전히 그 분과 잘 살고 있습니다.

암말기 진단을 받았던 친한 친구를 두달전에 떠나 보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로써 병과 열심히 싸워준 덕분에 7년을 더 볼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출근길에, 밥을 먹다가, 일 하는 중에도, 책을 읽다가도 불쑥불쑥 찾아오는 그녀석 때문에 한동안 많이 글썽이며 지냈습니다.

얼마전에는 막내동생 딸아이가 100일이 되어서 오랜만에 사진기를 만져보았습니다. 몇년만인지 기억도 안나는데도 두근거리던걸요.

쉬는 날에는 아직도 그림을 그리러 가고 있어요. 그때 오륜 저수지 그 오리식당의 옆집에서.

나의 재능을 높게 평가 해주시는 스승님 덕분에 상도 몇번 받고 작년에는 공모전에서 대상도 받았습니다.

그래서 당분간 조금 더 그려 보려해요.

6월쯤에는 보잘것 없지만 조그만 개인전도 할수 있을거 같아요.


우리에게 충분한 시간이 있었던 그 때,

더 많은 얘기를 나누질 못한걸, 더 많은 밤을 같이 보내지 못했던 지나간 날들이 후회되기도 그립기도 합니다.


보고 싶어요.


다해양 결혼식때 그 편지속의 첫소절을 빌릴께요.                  


                                                                                                        나의 형스에게.    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