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류시화




이렇게 또다시 계절이 바뀔 무렵이면
하늘호수로 떠나버린 시인 류시화처럼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